선사 미술 – 동굴벽화와 상징의 시작
사람들이 ‘미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화려한 궁전 벽화나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인류의 미술은 우리가 글을 쓰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문자도, 문명도 없던 시절. 그러나 사람들은 무언가를 남기고, 기록하고,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사 미술의 출발점입니다.
1. 선사 시대란?
선사 시대는 말 그대로 ‘역사 이전의 시대’입니다. 문자가 존재하지 않아 역사 기록이 없었던 시기를 뜻하며, 보통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로 나뉩니다.
- 구석기시대: 사냥과 채집 중심, 이동 생활, 돌도구 사용
- 신석기시대: 농경 시작, 정착 생활, 토기 제작
이 시기의 미술은 주로 생존과 신앙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위대한 자연에 대한 생존과 존경이 나타난 시기입니다.
2. 구석기 미술 – 동굴 속 생명력
가장 유명한 구석기 미술의 예는 프랑스의 라스코(Lascaux) 동굴벽화입니다. 약 17,000년 전 그려진 이 벽화에는 사슴, 들소, 말, 멧돼지 등의 동물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거나, 샤먼적 의식을 행한 흔적으로 해석됩니다. 어두운 동굴 깊숙한 곳에 그려졌다는 점에서, 단지 ‘예쁘게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 화법: 천연 안료(석회, 목탄, 황토 등)를 침이나 손, 뼈 등을 이용해 표현
- 표현 특징: 사실적 동물 묘사, 윤곽 강조, 겹쳐진 구성
- 대표 작품: ‘뛰는 황소’, ‘사냥꾼 장면’ (라스코 동굴)
3. 신석기 미술 – 인간 중심 표현의 시작
신석기로 들어서며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마을을 형성하며 정착합니다. 이에 따라 미술도 점점 인간 중심의 상징과 장식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비너스 조각상이 있습니다. 과장된 신체를 가진 여성상이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해석되며, 여성의 생명력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 대표 조각: 빌렌도르프의 비너스(Venus of Willendorf, 약 2만 5천 년 전)
- 특징: 얼굴 생략, 가슴·배·엉덩이 강조 → 출산 상징
4. 선사 미술이 주는 의미
선사 미술은 단지 원시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표현'이라는 행위를 시작한 순간을 보여줍니다.
삶, 죽음, 신비, 믿음을 인간이 어떻게 이미지로 담아냈는지를 보여주는 시작점입니다. 특히 동물 표현의 생생함, 상징의 구조화는 오늘날 미술에도 많은 영감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미술들이 ‘기억’을 남기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보고, 이해하고, 공감하길 바랐던 그 마음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죠. 지금 우리가 보는 미술, 광고, 로고, 이모티콘까지 모두 이 선사시대의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욕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5.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종교 미술의 시작 – 고대 이집트와 중세 이콘을 중심으로, 신앙이 미술을 어떻게 이끌어갔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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